15개월 아기 발달 후기

15개월 아기 발달 후기

아기를 키우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우리 아기는 성장 발달 지표와는 좀 다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아이를 살펴보면 딱히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은데, 일단 말이 느리고, 걸음이 느리고, 소근육 발달이 다소 느린 것 같다. 위안이 되는 것은 의외로 아이의 발달이 느린 경우는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오늘은 직접 육아 하면서 살펴 본 15개월 아기 발달 후기를 써 보려고 한다.

15개월-아기
15개월-아기

15개월 아기 몸무게, 키

15개월 아기 평균 몸무게는, 남자 아기의 경우 10.3kg이고, 여자 아기의 경우 9.6kg이다. 우리 아기는 이 때 10.3~10.7kg 정도였던 것 같다. 

15개월 아기 평균 키는, 남자 아기의 경우 79.1cm, 여자 아기의 경우 77.5cm 이다. 우리 아기의 경우 키를 재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거의 재지 못했고, 재도 정확하게 재는 것은 힘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의 키가 어렴풋이 77cm가 넘은 것만 알고 있다. 

15개월 아기 걸음마 시작

그동안 대근육 발달이 느렸던 우리 아기가 드디어 혼자 일어서기를 했다. 그리고 15개월 말기 즈음에 가서 드디어 한 발을 뗐다. 15개월 아기 걸음마의 시작이었다. 어디선가 '아기는 늦어도 15개월 스스로 한 걸음 뗀다' 하는 말을 들어 본 것 같은데, 정말 그 말대로 되었다. 사실 우리 아기의 대근육 발달은 상당히 느린 편이라고 생각해서 어쩌면 걸음마가 더 느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15개월 거의 끝에 가서라도 한 걸음을 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을 보며 뽀뽀하는 아기

아기가 거울을 보면서 여러가지 표정을 지으며 노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니 아기가 거울을 보며 자기 자신에게 뽀뽀를 하고 있었다. 너무 귀여웠다. 거울에 먼지가 좀 있어서 걱정되기는 했지만, 거울이야 닦으면 그만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울을 보며 다양한 표정을 짓는 것은 아마도 아빠를 따라하는 것 같은데, 거울 뽀뽀는 정말 예상 못한 심쿵 포인트였다.

15개월인데 말 안 하는 아기

우리 아기는 처음부터 전혀 말을 안 한 것은 아니고, 어느 순간부터 말을 안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는데 말 대신 손가락과 '어' 하는 소리를 내며 지시만 하게 되었다. 그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가 생후 15개월이 되니 '엄마' 는 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엄마 뿐 아니라 아빠, 이거, 자기 이름 등을 잘 말하곤 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특히 아빠가 너무 아쉬워 했다. 그래서 아빠가 '아빠' 소리 너무 듣고 싶어서, '아기야 아빠 해봐' 하고 말하면 아기는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이렇게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말을 알아 듣기는 정말 잘 알아 듣는다는 것이다.   

15개월 아기 식사 거부

우리 아기는 생후 15개월이 되어서야 유아식을 시도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진밥에 고기와 야채를 다 섞어서 주는 이유식이었다. 하지만 이유식 거부가 오고, 우연히 어른들이 먹는 밥을 줬더니 잘 먹어서 유아식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고기를 너무 싫어한다는 것이다. 고기 뿐 아니라 야채도 먹는 것만 먹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정말 싫어했다. 아마도 질기거나 퍽퍽한 식감을 싫어해서 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밥도 서너 숟가락 겨우 먹고 안 먹겠다고 했다. 아기에게 밥을 억지로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 곤란했다. 그동안 내가 아기 밥을 너무 부드럽게만 해 줘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밥을 참 잘 먹는 아기였는데, 돌이 지난 시기부터 정말 밥 먹이기가 힘들다. 빵을 줘도 우유에 찍어서만 먹고, 고기도 밥이나 토마토와 섞어 줘야 겨우 조금 먹는다. 심지어 계란도 수 틀리면 안 먹고 과일만 잘 먹었다. 너무 어릴 때부터 달콤한 과일을 먹여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참고로 음식에 간은 아직 전혀 하지 않았다. 웬만하면 간은 세 살 즈음부터 할 생각이다.  

아무튼 그래서 특단의 조치로 피눈물을 머금고 아이가 안 먹으려고 하면 안 먹여 보기로 했다. 그렇게 하루 정도 해 봤는데 정말 피가 마르는 줄 알았다. '철분이 모자라면 어쩌나', '키가 작아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래도 안 먹으려고 하면 밥을 치우고 간식도 안 줬다. 그리고 아기에게는 나중에 배고플 텐데 괜찮은지 물어보고, 밥을 많이 남겨서 간식도 안 줄 것이라고 말해 줬다. 당연히 아기는 짜증을 냈다. 

나중에는 결국 두 끼는 밥을 먹이고 한 끼는 우유와 빵을 줬는데, 그랬더니 빵과 우유는 먹고, 두 끼 중 한 끼는 그나마 조금 잘 먹게 되었다. 

15개월 아기 숟가락질

이 부분은 내가 정말 안이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자기 주도 이유식을 시작했으면 지금쯤 숟가락질도 잘 할텐데, 음식물이 목에 걸릴 까봐 두려웠던 것 같다. 도저히 하임리히법을 쓸 자신도 없었다. 또 아기가 음식은 거의 먹지도 않고 음식을 온 몸과 집에 바를 것이라고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눈 앞이 캄캄해져서 그냥 내가 먹였다. 

그랬더니 15개월 어느 시점부터 아기는 숟가락질 할 생각을 안 했다. 처음에는 그래도 스스로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나중에는 숟가락을 잡는 것도 거부해서 다 떠 먹여 줘야 했다. 한번은 아기가 스스로 먹을 때까지 기다려 보기도 했는데, 결국 하나도 안 먹어서 내가 먹여 줬다.

그래서 마음을 어느 정도 비우고 언젠가 아기 스스로 숟가락 잡고 먹을 날이 오겠지 생각하며 그냥 먹여 주었다. 대신 숟가락을 두 개 가져와서 하나는 아기 앞에 뒀다. 그리고 어쩌다 한 번 숟가락질을 시도하면 엄청 칭찬해 줬다. 물론 이 때는 아직 숟가락질 자체가 서툴러서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거의 없었지만, 숟가락질 하는 시늉만 해도 칭찬해 주었다. 그렇게 조금씩 아기가 숟가락을 잡고 먹는 시도를 하게 만들 생각이다.

15개월 아기 외출

아기가 자라니 어느 순간부터 계속 밖에 나가자고 했다. 15개월에도 정말 밖에 많이 나가고 싶어 했는데, 주로 아빠와 함께 나가게 되었다. 아빠 말로는 유모차를 타고 밖에 나가서 강아지, 비둘기, 참새 등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15개월 아기가 외출하고 돌아오면 짜증도 덜 내는 것 같다.낮잠도 산책 시키면서 재울 때도 있었다. 

부작용은 비가 와서 산책을 못하는 날에도 계속 나가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다행히 비가 와서 나가기 못한다는 사실을 계속 이야기 했더니 조금은 알아 듣는 것 같다. 또 다른 부작용 중 하나는 아기 얼굴이 벌써 좀 탄 것 같다. 엄마보다 더 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5개월 아기 육아 후기

아기 행동이나 인지 발달에는 딱히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우리 아기의 대근육, 소근육, 언어의 발달이 느린 것은 아마도 내가 아기를 잘못 키워서 인 것 같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느려진 것을. 느리더라도 잘 가기만 된다고 생각 하기로 했다. 아기 발달이 느리면 엄마가 해 줘야 하는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내가 힘들 수는 있겠지만 다 내 탓인데 뭐 어쩌겠나 하고 생각했다. 그냥 아기가 건강하고 바르게 잘 크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중에 아기가 어른이 되면 말을 얼마나 빨리 했는지, 걸음마를 얼마나 빨리 시작했는지, 스스로 밥을 몇 살 때부터 먹었는지는 하나도 안 중요하다. 할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긍정 회로를 돌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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