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첫 동사 '좋아'

우리 아이 첫 동사 '좋아'

그동안 명사만 겨우 말하던 우리 22개월 아이가 드디어 첫 동사를 말했다. 그리고 그 첫 동사는 놀랍게도 '좋아' 였다. '좋아' 라는 동사는 긍정적이고도 건강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어, 내심 기분도 좋고 자랑스러웠다. 

우리-아이-첫동사-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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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발달이 늦는 22개월 아이

우리 아이는 언어발달이 늦는 편이다. 지금까지 말할 수 있는 대부분의 단어는 명사이며, 그것도 외자가 절반 이상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들어왔음에도 아예 발음하지 못하는 단어도 많고, 특정 발음은 아예 하지 못한다. 

다행인 것은 비록 명사 끼리지만 두 단어를 연결 시키기는 한다는 것이다. 영유아검진 때는 발음이 되는 단어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두 단어 연결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을 생각하면 한 달 만에 큰 발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여전히 많이 늦은 편이긴 하지만 말이다.

드디어 첫 동사를 말하다

그런데 밖에서 놀고 늦게 들어와서 저녁 식사가 늦어진 몇 일 전, 아이를 하이체어에 앉혀 음식을 내왔더니, 아이가 갑자기 '좋아' 라고 말하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죠아' 라고 했지만 말이다. 아마도 기다리던 식사가 나와서 기분이 좋았나 보다.

아무튼 아이가 '좋아' 라고 말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감격했던 것 같다. 물론 처음에 '죠아' 라고 말하고 나서도 그 단어가 됐다 안 됐다를 반복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명확한 발음으로 '죠아' 라고 하며, 앞에 명사를 넣어서 '바다 죠아' 와 같이 두 단어를 연결 시키기도 한다.

두 번째는 '예뻐'

아이가 '좋아' 를 발음하고 난 후 얼마 되지 않아 또 말할 수 있게 된 단어는 바로 형용동사인 '예뻐' 였다. 정확히는 '이예삐야' 같이 발음하는 것 같지만, 적어도 어디에 쓰는 말인지는 알고 있는 것 같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언제나 아이 보고 예쁘다고 해서 이 말도 빨리 배운 것 같다. 지금은 '엄마 예뻐' 를 세뇌시키는 중이다. 

솔직히 싫지 않다

아이가 맨 처음 말한 동사가 긍정적이고 건강한 단어라는 사실은 부모 입장에서 솔직히 싫지 않다. 아이라면 당연히 '아니'나 '싫어' 라는 말을 먼저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당황하거나 화날 때는 아주 가끔 이지만 혼잣말로 욕을 할 때도 있는데, 아이가 엄마의 나쁜 말을 배우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는 나보다는 나은 사람인 것 같아서 기쁘다. 아마도 아빠의 언어가 매우 건전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지금부터라도 아이에게 더 좋은 말을 가르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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